“가격싸고 협업 강점”…‘BIM 플랫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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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소재 ‘시공 BIM’ 전문 기업 한울씨앤비 본사에서 열린 9개 건설 시공사 및 토목 전문 BIM 업체 간 간담회. 사진: 한울씨앤비

한울씨앤비 ‘프로젝트웍스’ 론칭

정부ㆍ공공 발주기관 독려에도

현장에선 여전히 종이도면 선호

다수 SWㆍ고사양PC 활용에 한계

건설SW 전문 ‘씨아이팩토리’ 설립

발주처ㆍ시공사 등 현장의견 반영

시공상황 공유ㆍ통합 시스템 구축

외산 대비 4분의 1 가격 ‘경제성’

[e대한경제=김민수 기자]“건설현장에서 BIM(건설정보모델링)을 꼭 알아야 하나요. 공무팀과 공사팀, 협력업체 작업반장 등 건설 참여자들이 3D(3차원) 뷰어 기반으로 협업하면서 공정(4D)과 기성(5D) 관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A건설사 공무팀장)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소재 ‘시공 BIM’ 전문 기업 한울씨앤비 본사에서 열린 업계 간담회에선 대형 건설사들이 이런 의견을 내놨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한화건설, 태영건설, 금호건설, 쌍용건설, KCC건설, HJ중공업 등 9개 건설사의 BIM 전문가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때였다.

정권삼 DL이앤씨 차장은 “아직도 현장 인력들은 그날그날 할 일이 적힌 종이 도면을 비닐 바인더에 넣어 다니며 보는 것에 익숙하다”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BIM을 도입하려고 하지만, 일선 현장에선 2D 캐드(CAD)로도 충분히 일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도구(BIM)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하다”고 털어놨다.

김윤옥 한울씨앤비 대표는 “토목 분야에 BIM이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BIM은 전문업체의 고유 영역으로 시공사나 설계사가 직접 BIM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BIM 소프트웨어(SW) 활용 자체가 어렵고, 고사양의 PC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 등이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BIM은 시설물의 2D 평면도면을 3D로 입체화하고 부재별 속성을 담아 모델링한 것으로, 자재·공사비 등을 미리 산출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설계오류를 막을 수 있다. 정부와 공공발주기관의 BIM 도입 독려로 대부분의 시공사가 채택했지만, 실제로는 발주처 납부를 위한 설계에만 쓰이고 시공 단계에서는 쓰임새가 저조한 실정이다. 설계는 3D로 하고 납품은 기존 2D 캐드로 제출하는 ‘이중 부담’도 여전하다. 국내 BIM 성숙도가 전체 4단계(도입기∼지능화)에서 초기 도입기인 ‘레벨1’에 수년째 머물러 있는 이유다.

이에 토종 BIM 업체들은 보다 많은 시공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건설현장 사용자 중심으로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날 한울씨앤비는 건설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씨아이팩토리를 설립해 신규 개발한 국내 토종 BIM 시공관리 플랫폼 ‘프로젝트웍스(Project Works)’를 소개했다.

프로젝트웍스는 BIM 기반 3D 뷰어 기능과 함께 다수 작업자들이 시공상황을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는 공용데이터환경(CDE)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의 경쟁력은 통합 관리와 경제성이다. 기존 현장에선 BIM 데이터를 쓰려면 별도의 BIM 뷰어가 필요했지만 프로젝트웍스는 레빗(Revit) 등 대부분의 SW와 호환되기 때문에 별도의 뷰어 설치가 불필요하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데이터 무게를 줄인 덕분에 PCㆍ태블릿ㆍ스마트폰 등으로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4D 공정관리와 5D 기성관리 기능까지 담은 통합 플랫폼이지만 외산 CDE 대비 최대 4분의 1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양평~이천 고속국도 4공구 건설현장에 프로젝트웍스를 적용한 결과, 사전 검측 투입 인력이 기존 대비 70% 감축됐고, 통상 5~7일이 걸리던 기성관리 업무가 단 하루 만에 끝났다.

연간 수천만원짜리 외산 SW를 대체할 만큼 완성도를 갖춘 국산 협업 플랫폼이지만 자체 PMIS(건설사업관리정보시스템)를 운영 중인 건설사들이 선뜻 채택할지는 미지수다.

대형건설사 B사 관계자는 “일종의 ‘BIM+PMIS 시스템’인데 이를 위해선 양질의 BIM 데이터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며, “BIM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활용하는 플랫폼으로선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윤옥 대표는 “BIM의 목표가 건설현장의 생산ㆍ효율성 향상인만큼 제 쓰임새를 찾아주기 위한 협업 플랫폼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고속도로 사업을 중심으로 시공 협업 플랫폼을 적용하고 이를 업그레이드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kms@